안녕하세요, 의료소송 간호사 선명입니다.
저희 가족 중 한 분께서 의료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수술실 경력이 있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어떤 과실이 있었는지 머릿속에서 그려집니다.
어떤 수술을 하던 중에 어떤 부분이 잘못되어서 출혈을 잡지 못했고, 결국 돌아가시게 되었다.
지금의 저였더라면 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입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좋은 결과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제가 고등학생 시절이었기에, 어떠한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어려서 못했던 일들을 하고 싶어서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의뢰인분은 돌아가신 아내 분의 한을 풀고자 소송을 진행하셨습니다.
제가 의무기록을 봤을 때에도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이럴때는 발생한 사건에 대해 빠르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의무기록을 열심히 찾아보고 임상경험을 비추어보았을 때, 사고 이후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해 아내분은 중환자실에서 몇날 며칠을 고생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분은 얼마나 가슴 아프고 슬프셨을까요
할아버지 정도 되는 연세의 어르신이 돌아가신 할머님을 'ㅇㅇ이는-'. 'ㅇㅇ이가-'라고 정겹게 부르시는 모습이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제가 비록 그 마음을 온전히 다 헤아릴 수 없지만, 그분의 마음이 어떨지 공감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거라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남들은 임상이 싫어서,, 일이 너무 힘들어서 간 거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사실 저는 임상이 너무 좋았습니다.
수술실에서 일하는 모든 순간 중에 짜증 나고 싫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의료사고로 잃은 슬픔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 길을 택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이 길 위에서 다른 분들을 도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길에 서있는 시간 동안에는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 세심하게 신경 쓰고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의뢰인분과 상담하다가 격해진 마음에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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