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 간호사/의료소송

병원에서 쓰는 나의 일기, 병상일지

선명(善明) 2023. 10.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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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의료소송 간호사 선명입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내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병상일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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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여러분만의 병상일지를 작성하셔야 합니다.

 
병상일지란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나 병의 경과 따위를 날마다 기록한 일지'를 뜻합니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작성하는데 내가 왜 써야 해?'
 

잠깐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도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상주보호자로 며칠을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제 멘탈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병원에 갇혀서 지낸다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갑갑했습니다.

건강한 30대의 몸으로도 누군가를 간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지치고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


이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 제가 정신적으로 무난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상태에 대한 상세한 기록들을 남겨놓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뭘 드시고 몇 시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고, 어디가 불편해하셨고 등 상세한 내용들을 카톡으로 따로 작성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의 짜증과 불만객관적인 자료로 작성이 되고, 의료진에게 이야기할 때도 정확한 시간과 통증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시간의 간격 등 자세한 내용들을 이야기하니, 의료진 입장에서도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업무와도 비교를 해보니, 이런 상세한 자료가 있다면 의료소송에서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옆에 짤막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우울증 사회적, 신체적, 인지적 능력을 감소시킨다고 했습니다.

병상일지를 작성하는 동안 아픈 사람에 대해 작성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 나 자신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실 보호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환자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를 돌보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간병인이라는 제도가 있을까요.

간병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간병이 어렵고 고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가족을 내 손으로 간병하는 것은 하루 이틀은 좋은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면 괜스레 짜증 나고,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분노도 생깁니다.

근데 이게 너무 당연한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그런 부정적인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혼자 속으로 삼키고 참기 시작하면, 오히려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병상일지를 통해 보호자 분들 스스로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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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픈 사람들에게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아픈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도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도 스스로를 돌보고 아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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